한국청년연대

민주당과 박원순 사건, 권력형 성폭력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 본문

활동/기고글

민주당과 박원순 사건, 권력형 성폭력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

한국청년연대 2021. 3. 25. 14:41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최근 글이 화제다. 박원순이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냐며 그를 두둔한 글을 쓴 것이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가 동시 진행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잊어버린 듯한 발언이다. 이외에도 이를 두둔하는 여권 인사들이 상당히 많다. 집권여당 스스로가 집단망각에 빠진듯한 모습이다. 오늘은 짧은 소견이지만 성폭력 문제, 특히 직장, 단체 내에서 발행하는 권력형 성폭력 문제에 대한 글을 써보고자 한다.

 

 

성폭력이란 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심리적, 물리적, 법적인 성적 접근행위를 일컫는다. 그중에서도 권력형 성폭력은, 직장내 혹은 단체내 위계에 의한 성폭력을 의미하는데, 대부분의 권력형 성폭력은 가해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 인권운동가로서 오래 활동해왔던 박원순도 그랬는데, 대부분의 단체와 직장에서 권력을 가진 이들이 이를 인지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은 쉽게 예상해볼 수 있다. 요악하면, ‘그럴 리 없는 사람’은 없다.

 

 

권력형 성폭력을 예방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박원순 사건의 경우 이미 사건이 일어난 이후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여기서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피해자 중심주의’와 ‘2차 가해’라는 개념인데, 사실 이를 많이 혼동해서 사용하는지라, 먼저 용어의 정의부터 들어가고자 한다.

 

 

피해자 중심주의의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다. 이 문제에서 어떤 일본인이 잘못했다거나 모든 일본인이 그렇지는 않다거나 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회구조적으로 일본정부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식민지 여성을 납치, 감금하고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해왔는지에 대해 피해자 중심의 관점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다시 말해 피해자 중심주의란 피해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해석하고 서술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가해자의 이야기를 언급하거나 피해자의 품행을 지적하면서 개인적인 문제로 치환하지 않고, 공동체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를 중요하게 다루는 관점이기도 하다.

 

 

2차 가해란 개념은 피해자 중심주의와 연동되는 개념이기도 한데,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되었을 때,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거나 피해자의 품행을 지적하는 일련의 행위를 지칭한다.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할 관점은, 이미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 된 시점에서 개인간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어느 한쪽이 공론화를 마음먹은 이상, 이 사건은 공동체적, 사회구조적으로 바라봐야할 문제가 되고, 때문에 피해자 중심주의, 피해자의 관점과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봐야 문제 해결에 다가갈 수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이미 공론화된 시점에서, 일부 ‘착한’ 일본인의 서사나 피해자의 품행을 지적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조국 전 장관의 과거발언, 박원순 사건 당시의 언급은 아니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임종석과 조국의 발언은 전형적인 2차 가해 발언이다. 그런 생각이 있는 건 알겠지만, 특히나 성폭력 사건으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이 시점에서 그런 발언은 매우 의도적인 2차가해 발언이다. 서울과 부산이라는 인구 1,2위의 도시에서 재보궐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정당이면서도,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모습이다. 권력형 성폭력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집단 전체의 문제임을 역으로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민주당 스스로 빠르게 변하지 못할거라면 차라리 사건에 대해 자숙하고 있는 편이 옳다.

 

 

민주당의 헛발질로 국민의힘이 계속 살아나더니 결국 이지경까지 오게되었다. 벌써부터 서울은 재개발에 대한 기대로 건설산업의 주가가 날뛰고 있고, LH 땅투기 문제는 해결이 난망해보인다. 전세계적인 기후위기, 부동산 문제, 경제위기, 성차별 문제 등 기존의 양당으로는 어느하나 뚜렷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백년, 우리의 낙관적인 미래를 스스로 만들기 위해, 보수양당을 거부하고 아래에서부터 만드는 진보정당에 힘을 실어야 할 이유가 절실한 이유다.

 

*본 글은 수원청년회 배득현 회원의 기고글입니다.

Comments